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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JI에서 이런 공부

스페인 의대 구경하고 왔어요!

다음은 제가 쓴,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http://blog.daum.net/mudoldol/607)의 포스팅입니다. 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도 이 글을 즐겨주시면 아주 감사하겠습니다.

열심히 취재하고 쓴 글이니 이 자우메 프리메로 대학교의 의대 감상, 즐겁게 해주시면 아주 감쏴하겠습니다.   


◎  ⊙  ◎



스페인 지중해 해안 도시, 카스테욘에 번역일로 들렸습니다. 그러다 카스테욘 공립 대학교 홍보 비서를 잠시 보러갔었지요. 욜란다 씨가 기회는 찬스다, 하시면서 이번에 제게 소개해주신 분은 의대 학장님이십니다. 앗! 아니, 학장님이? 하면서 산똘님이 깜짝 놀라더라구요. 


아이들은 잠시 남편에게 맡겨두고 혼자 이 의대를 탐방하고 왔는데요, 참 재미있었습니다. 

먼저, 일상에서 탈출하는 기분이 나서 즐거웠고, 새로운 것을 탐방하여 즐거웠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학장님의 입담도 너무 재미있어 즐거웠습니다. 


한국에서도 의대 한 번 제대로 탐방해보지 못한 저에게는 얼마나 신기하고 놀랍던지요? ㅎㅎ

그럼 여러분도 함께 제가 보았던 것을 보실까요? 섬뜩하면서도 재미있었던 부분들! 



학생 정원이 겨우 120명



라파엘 바예스테르 아르날(Rafael Ballester Arnal)

의대 학부의 학장님이십니다. 

자우메 프리메로 대학교의 의대는 간호과, 심리학과, 그리고 의학과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이곳의 시스템을 저에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이곳의 대학교는 설립한지 20년 조금 넘는 신설 대학교입니다. 

그런데도 의대는 스페인 내에서도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정원은 한 반에 60명, 총 두 반으로 나누어져 120명이 정원이라고 합니다. 


한 번은 중국의 자매 결연 대학교에서 교환 학생으로 조금 보내겠다는 공문이 와, 

도대체 몇 명인가요? 물었더니 중국 관계자가 그랬다고 합니다. 

"아... 조금이에요. 한 400명 정도 갈 수 있는데요?"



400명요? 교수님은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

"이곳은 중국과는 달라 소수의 부대만 받습니다."


이곳은 의대 강의실의 한 곳입니다. 



에너지 절약, 이럴 수가!!!



젊은 학장님이 자신의 카드를 보여주셨습니다. 

이 카드로 굉장히 놀라운 것을 보여줬는데요, 



저 네모난 카드 표시 공간에 자신의 신분증을 대면 

짜자잔.... 하고 불이 동시에 켜지고, 컴퓨터, 난방 시설 등이 자동으로 켜집니다. 



바로 요런 카드이지요. 

이 대학교 교수들의 카드입니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수업이 시작과 끝을 두고 카드로 

난방, 전기, 컴퓨터 등을 커고 끌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바닥에 콘센트 등을 꽂아 자신의 노트북을 사용하여 

수업 참관을 할 수 있다네요.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스페인은 역시나 대체 에너지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언제나 이런 생활 철학을 공공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참 기분이 좋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스페인의 기술력도 세계적인 것이 꽤 된답니다. 

특히 과학 연구 분야에서 말이지요. 

대체 에너지나, 천문 물리학 기술 등 말입니다.

스페인 출신 과학자들은 독일, 스위스, 노르웨이, 미국 등지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지요. 

유럽의 크고 작은 과학 탐구에 스페인 학자들이 꽤 된다고 합니다. 



지금 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이 다 도서관에 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책상을 보니 아! 나도 공부하고 싶어!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같이 동행하셨던 다른 교수분이 마이크를 보여주십니다. 

작은 마이크이죠? 

"왜요? 한국은 첨단 기술로 널리 알리고 있는데, 이런 마이크는 뭐 신기한 축에도 안 들겠지요?"

하시면서 보여주시네요. ^^ 



자, 작은 강의실 부분입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교수의 카드로 모든 것이 작동됩니다. 

겨울에 난방을 미리 틀 수 없어 학생들이 춥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하는데요,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에겐 이런 추위는 추위도 아니죠." 

하시며 능청을 떨어주시는 학장님이셨습니다. 

(참고로 스페인은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철이 한국의 가을 같은 느낌입니다.)



아니?! 컴퓨터 강의실에 웬 자물쇠가?! 



이곳은 메킨토시 노트북 강의실입니다. 

스페인에도 1학년 교양과목이 있는데요, 이런 컴퓨터 과목은 필수랍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무엇인가 이상했답니다. 

 


"아니, 교수님, 노트북 마다 열쇠를 잠가뒀어요?"

"하하하! 여기는 스페인 맞아요. 혹시 슬쩍해가는 사람이 있을까봐 잠가놓는 겁니다.

스페인의 이런 모습도 있지만, 스페인 사람들 무슨 대형 사고 하나 나면 

우르르 몰려가 도와주는 특징도 있지요. 

또, 신장 기증도 세계에서 1위로 대단한 기증자들이 있는 곳도 스페인이고......

하하하! 이런저런 면이 가득한 원더랜드 스페인이에요."



자, 슬쩍 가져가지 말라고 열쇠로 꽉 묶어놓은 노트북입니다. ^^



이곳은 피시 노트북 강의실이고요, 마찬가지로 열쇠로 꽉 묶어놨습니다. 

보통 컴퓨터 실도 따로 있더라구요. 그곳도 열쇠로 꽉 묶어놨더군요. 



환자를 만나는 공간! 



이곳은 모형 환자를 다루는 강의실입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 누군가가 누워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런 모형 환자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학생들이 와서 소견을 하고 검진을 하는 방법으로 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환자의 정맥과 동맥? 



그룹별로 나누어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요, 

보통 4,5명씩 조를 이루어 검진을 한답니다. 

교수가 옆에서 어떤 점이 잘 되고 못 됐는지를 조언해주는 식으로 한답니다. 



인원이 적으로 조촐하게 깊숙히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해부실 가기 전에 들른 뼈(모형 포함) 보관 장소



젊은 학장님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스페인에서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부류는 이런 교수, 교사, 의사직 종사자입니다. 

직업 의식 및 봉사 의식이 투철하답니다. 

하긴 세계 어디나 이런 의식 없이 어찌 가능한 직업일까요? 

(다음에 이 학장님(의사)가 놀란 한국 의사 월급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헉?! 이곳이 해부실이야?!!!



이곳이 해부실이라고 하는데, 참 해부실 혹은 부검실 같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이 어딘가, 의심없이 그냥 들어왔지요. 



그런데 학장님이 심각하게 주황색 문을 가리키며, 

"여긴 들어갈 수 없어요. 방부 처리된 시체가 있는 곳이지요." 



이곳은 해부실입니다. 

청결하게 소독되어있어요. 

이곳에 주황색 문 열고 가져온 차가운 시체를 올려놓고 해부를 한다고 합니다. 



이 조명과 카메라로 해부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찍는다고 합니다. 

ㅠㅠ



이렇게 해부 비디오를 획득하면 다음에 천천히 살펴보고 공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천장 조명입니다. 



그리고 이 화면으로 방금 찍은 해부 장면도 초고급 질로 볼 수 있다네요. 



오, 여긴 시체에서 흘러나오는 신장 등을 거두는 서랍이고요, 

저 구멍으로 액이 흘러나간다고 하네요. 



안전처리가 아주 단단히 되어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하게 철저히 봉합된(?) 강의실이라네요. 

모서리부분이 곡선으로 되어 더러운 먼지나 뭐 그런 것들이 끼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화면에 잘 보이지 않지만 곡선형 모서리입니다. 

한 번은 탐방온 중국인이 시체 구하는 것은 어렵느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스페인에서는 장기 기증과 시체 기증인이 많아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이 중국인이 그랬답니다. 

"중국은 사형된 사람이 많아 아주 구하기 쉬워요."


학장님과 동행 교수님이 바들바들 떠는 제스쳐를 하시면서 그러십니다. 

"무서운 중국이에요!"

사실, 스페인에는 사형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으면 형이 다할 때까지 죄를 받는 기간제 형벌이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사형이 참 무서운 것으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간 환자실입니다. 

이 환자실에는 말하는 모형 환자가 있다는군요. ^^



"어? 저 환자, 누가 저기다 앉혀놨어?"

하시면서 학장님이 농담하십니다. 

"어? 저 환자는 저기 앉아 있으면 안되는데......"


"학생들이 방학 곧 있다고 저렇게 장난 친 것 같아요." 


두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보여주시더군요. 



이 환자가 말하는 모형 환자입니다. ^^



유리 거울로 된 뒤편 작은 방에 이 환자를 조절하는 사람이 들어가 

이 컴퓨터로 환자 상태를 조작한다고 합니다. 

전 말하는 환자를 그레이의 아나토미에서만 봐서 참 신기했답니다. ^^

 


우리 아이들 신생아때 사용했던 식의 아기 침대이네요. 

감회가 새로워 한방 찍었습니다. 



새로운 주제를 찾아 온 이곳의 의대 탐방기, 재미있으셨나요? 

학장님께서 차가 있는 곳까지 바래다주셨습니다. 

아! 스페인 사람들 이보다 더 친절할 순 없을 거에요!!!


스페인이 피사(PISA)학업 성취도 부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신기하여 

교수님께 질문했더니, 


"스페인의 교육 방식은 다른 나라와 다를 뿐이랍니다. 스페인은 경험과 사회성, 창조성, 문제 해결 방식에 중점을 두는 교육을 주로 하지요. 독일과도 다르고, 핀란드와도 다릅니다. 또한, 스페인은 보편적 교육(Educación Universal)을 기본으로 두어 어느 나라에서 오든, 거주증이 있든 없든, 불법 이민자이든, 누구나 만18세 미만이면 교육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학업 성취도에서도 뒤떨어지는 이유가 있지요. 아직 스페인어를 모르는 이민자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반면, 스페인 아이들이 학교 만족도는 상위에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아이들의 행복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한국에서는 밤새 공부하는 아이들이 많고 행복도도 골찌였다고 하는데, 한국 교육도 이런 점을 감안하여 많이 생각해봐야할 것으로 압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듣고 좀 생각이 깊어졌네요. 작년인가, 한국 교육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이곳에서 방송되었는데, 아마 세계 최고의 학업 성취도를 이루는 한국 아이들의 그 무거운 뒷모습이 생각나셨나 봐요. (여기서 전 스페인 교육이 한국보다 낫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곳 사정을 설명할 뿐입니다.)


행복하게 배우고 공부하는 곳이 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교육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스페인 의대도 나름대로 이 곳의 문화가 

녹아있는 공간이란 것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