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우히(UJI) 대학교의 초청을 받고, 저는 이 우히, 즉 자우메 프리메로 대학교의 국제 민간 대사 프로젝트에 참석하면서 말이죠, 이 대학교의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두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그 두 여인은 '평화를 위한 석사(Master por la paz)' 과정을 밟는다며 홍보 직원인 욜란다 씨가 정보를 흘렸습니다. 뭐? 평화를 위한 공부? 하면서 저는 무척이나 놀랐는데요, 알고보니 자세한 학과의 이름이 "평화분쟁개발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얼른 욜란다 씨에게 이 두 분을 만나고 싶어요! 하며 노래를 불렀답니다.
그리하여 [세월호] 사건이 터지기 전에 만남을 가졌습니다. 아!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지금 정신적 쇼크를 받고 있는데요, 이 석사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건 이전에 가진 만남이었지만, 어쩌면 사건 후의 토론과 같은 심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가 그때 만나서 한 이야기도 '평화'에 관한 것이었지만 말이죠, 대부분이 평화를 논하면서 꼭 없어서는 안되는 국가와 국경, 정부 등의 이야기가 들어갔지요. ^.^
오늘은 이 두 분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우히 대학교의 평화분쟁개발학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8개의 석사 과정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한 해에 12,000유로의 등록비를 내고 들어야하는 과목이었는데요, 볼로냐 협정으로 등록비가 2,800유로로 내리면서 많은 이에게 더 기회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총장 건물 카페테리아에서 이 두 분을 만났습니다.
좌: 제니 장(31), 우: 홍은아(31)
두 분은 각각 영국에서 7년, 하와이에서 7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이 학과를 선택한 계기는 순전한 우연과 좀더 깊게 들어가고 싶은 학문적 욕망으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홍은아 씨는 어느 날 컴퓨터 앞에서 ´피스(peace), 유럽(Europe)' 하고 자판기를 쳤더니 이 학교의 석사 과정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
나는 두 사람에게 그랬지요.
"우와! 평화학이라면 진정 평화로운 공부가 될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의 눈에 광채가 빛나며 그럽니다.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평화는 아닙니다. 우리에게 펼쳐진 세계 평화는 지금 말이죠, 시스템을 알리기 위해 쓰여지는 정치적 평화가 될 수 있습니다. 평화는 환상일 수도 있어요. 평화는 내적 평화, 외적 평화, 쟁취해서 얻는 평화, 방치하여 얻는 평화 등, 단순하게 생각할 분야가 아닙니다."
하고 말합니다. 오......!
홍은아 씨 같은 경우는 인류학을 공부하고요, 에쿠아도르에서 칠레 조직의 NGO에서 일하셨다고 합니다. 남미에서 음식과 영양에 관한 자원봉사자를 맡으면서 어떤 한계를 느끼셨다고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봉사인가, 평화인가, 하고 의문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NGO는 자본주의 체제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참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순수한 시스템이 아닌 이것도 하나의 사업으로 보였던 것이지요. 단지, 적은 돈으로 다른 회사에 물품을 요구하거나, 공짜로 요구하는 여타 비즈니스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합니다. 특히, 펀딩(Funding, 재정)을 담당할 때는 더 그랬고 말이죠.
돈따라 이 비즈니스도 움직이기 때문에 진정한 자원봉사보다는 돈에 따라 결정되는 봉사 행위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분이 같은 학년이냐고 물었지요.
제니 씨가 한 학년 더 많아 지금 2학년, 석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논문은 글쎄요...... 지금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모든 정치적 시스템이 유럽의 16세기 식민지 시대에서 나와 발전하며 확장된 것이잖아요? 거진 400년을 거치면서 말이죠, 지구 상의 96%가 유럽 식민지 이데올로지를 사용하지요. 지식체계도 다 서구 중심으로 흐르고 있고요. 저는 세상의 부조리는 유럽 사상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이 관점에서 한국은 중심이 아니라 변방의 한 부분이죠. 저는 그래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의 위치와 지위를 이쪽 사상과 비교하면서 한 번 논문을 내고 싶어요."
어쩐지 홀로 나와 깡차게 공부하시는 두 분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평화란 무엇인지......
사회구조에 따라 평화에 반하는 억압 등이 여러 형태로 있다고 설명을 하네요.
인종, 성별, 계급, 성정체성......
만약 그대가 흑인이고, 여자이며, 노동자 계열에, 레즈비언이라면?
이것은 사회적 4중 억압이라고 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억압들이 결국은 평화에 반하는 것이지요.
평화도 negative peace, positive peace 의 형태로 나타나지요. 그런데 분쟁을 통하면서 개발이 되는가 봅니다.
(아! 전 이 석사학을 공부하지 않아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대강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분이 아주 영어 단어를 자주 사용하여, 이 학과는 어떤 언어로 듣습니까? 물었어요.
이 대학원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중 선택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과목이라고 합니다. 영문학 포함하여 딱 두 과정에서만 영어를 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학과에는 실제로 아프리카 NGO 현장에서 온 학생들이 참 많다고 합니다.
각자의 목적은 따로 있겠지만 말이지요, 이 두 분의 말을 빌리자면,
UN에서 일할 생각으로 오는 사람은 좀 실망할 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순수한 학문으로 파헤치고 싶은 사람은 오케이! 라고 하네요.
이 두 사람을 만나 우린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당연히 주제는 평화이지만, 그 평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부류와 정치적 목적에서 사용하는 정치인 등에 대해 많이 이야길 했습니다.
사회 구조를 잘 지탱해주며 순진하게 사회 내의 구성원으로 생각없이 살아주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합니다. 정부의 시다바리가 되는 어떤 미디어에 현혹되어 맞아, 우리 정부 좋은 정부야, 하는 식으로 세뇌되는 국민의 나라는 발전이 없다고 보는 것이죠. 무엇인가 끝까지 늘어지고 그 이유를 밝히면서 평화를 분석해야겠지요.
카스테욘이 살만 하나요? 물었더니,
"오......! 너무 조용한 동네라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은 못 견딜 수도 있어요.
정말 공부 좋아하고, 전념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무지 좋은 곳이죠."
그러면서 그들은 지나가는 같은 과 학생들과 오늘 내일 있을 프로젝트를 열심히 토론을 하더군요. ^.^
저는 덕분에 이곳에 한국인 두 분을 더 알았다는 것으로 행복한 하루를 보냈고요, 다음에는 '평화'이론을 떠나 실기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만났으면 하네요. 우리 집으로 놀러와유~! 두 사람 만나 너무 좋아요~! 하고 윙크를 빵빵 내보냈습니다.
오늘도 힘찬 하루! 평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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